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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전미화 작가의 그림책들에 꽂혀 한꺼번에 읽어보고 있습니다. 이 책은 여름에 더욱 어울리는 그림책이지만 봄비가 살짝 내리고 난 뒤 다시 펼쳐봅니다. 그래, 살다보면 이런 날도 있지 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그림책이라죠. 읽고 나면 오늘도 힘을 내서 열심히 화이팅! 이라고 외치게 됩니다. 빗방울이 후두둑전미화 글/그림사계절비가 올 것 만 같은 날씨입니다. 우산은 잘 챙겨나왔습니다만 이렇게 바람 부는 날에 치마에 하이힐이라니.. 잔뜩 멋을 부린 주인공의 모습에 잠깐 불안감이 스칩니다. 결국 바람에 우산이 뒤집혔습니다. 붉은 색, 노란색 등으로 그려진 테두리 선에 칠해진 다채로운 색들이 눈을 사로잡습니다. 휘날리는 빗방울마저 그 색에 물들었네요. 어릴 때는 단단히 우비를 입고 엄마가 씌워주는 우산 밑에 있었던 밤톨군이지만, 초등학교에 다닌 후 제법 우산을 들고 다닌 경험으로 아는 체 하는군요. 이럴 때는 바람 방향에 잘 맞춰서 우산 방향을 돌려줘야 한다면서요. 그래도 밤톨군 녀석은 아직 차가 지나가며 튄 물을 맞아본 적은 없을 겁니다. 우산마저 뒤집혔는데 이렇게 바닥에서 튄 물마저 맞으면 정말 우울해지죠. 전 차가 지나가면서 튕긴 빗물을 우산으로 막았지만 우산 뒤로 넘어와 등을 적신 경험도 있습니다. 밤톨군에게 빗물을 막으려면 각도도 중요하다고 말해줍니다. 주인공의 우산대마저 결국 부러져 버립니다. 뺨을 잔뜩 부풀려 비바람을 불어댈 것 같은 구름. 약 올리듯 뭔가 장난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는 듯 합니다. 아이고야. 우리의 주인공은 발을 헛디뎌 넘어지기까지 합니다. 잔뜩 멋부리고 나왔는데... 이 많은 사람들 앞에서요. 이런 경험이 없는 밤톨군이야 신나게 웃지만 함께 보는 저는 차마 웃을 수가 없습니다. ( 이런 경험이 있었으니까요 ) 여전히 빗방울은 노란색이 섞여있네요.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주인공의 심정을 대변하는 듯 하죠. 에라 모르겠다!천천히 걸어가자그래요. 아무리 애를 써도 이것저것 모든 것들이 꼬이는 날들이 있습니다. 그럴 때는 마음이라도 편한 게 제일이지요. 다른 이들은 말이나 소처럼 비를 피해 달려나가지만 그냥 걷기로 합니다. 갑자기 빗방울이 시원해졌습니다. 이까짓 것 시원하게 맞아주지! . 주인공 대신 외쳐봅니다. 이 그림책은 2015 볼로냐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 선정작입니다. 그냥 툭툭 그린 듯한 그림에 군더더기 없이 담백한 글이지만 들여다볼수록 정교하면서 묵직한 느낌이 듭니다. 『눈썹 올라간 철이』 로 아이들의 불안, 실패, 외로움 같은 정서를 어린이책 안에서 소신껏 다뤄온 전미화 작가는 이번에는 Dear 그림책 시리즈 로 성인독자까지 아우르는 그림책을 만들었네요. 소시민의 일상에서 우직한 삶의 풍경 한 조각을 떼어내어 보여주었습니다. 그래요. 우리 모두 사는 게 쉽지 않지만, 달려가던 속도를 잠깐 늦춰 천천히 걸어가는 날도 있어야죠. 비록 온 몸이 다 젖었어도 한 번 크게 웃어버리고 나면 내리는 비가 시원하게 느껴질지도 모릅니다. 책을 덮다가 뒷 표지에서 웃음이 또 터집니다. 부서진 우산은 길거리 강아지의 훌륭한 피난처가 되었네요. 출판사의 온라인 책 소개도 마음에 콕 박힙니다. 그림 속에 담겨있는 작가의 응원의 메시지가 제게도 전달된 듯 합니다. 기운 없는 날, 이 책을 펼쳐보면 가슴 속이 시원해지는 느낌이 들거든요. 빗방울이 후두둑 떨어지듯이 우리 마음 속 우울함도 후두둑 떨어지는 것이 느껴지는 그림책 한 권 읽어보시기를요. 작품 속 인물은 결국, 부러진 우산으로 소나기를 감당할 수 없음을 인정하고 천천히 간다. 천천히 가지만 그녀의 걸음엔 어떤 박력이 느껴진다. 일 폭탄, 불금, 월요병. 현대인이 사용하는 용어 속에는 스트레스라는 가격표가 달려 있다. 개인이 감당하는 몫이 커질수록 스트레스의 값도 만만찮다. 그러다 보니, 어떤 일이 사소할지라도 그 일에 달리는 심적 스트레스의 총량은 곱절로 다가온다. 그럴 때 달리 생각해 보자는 것, 한순간의 소나기를 감당할지언정 내 마음의 보폭을 살펴보자는 응원의 메시지가 그림책 속에 담겨 있다.- 출판사 책 소개 중에서.
2015 볼로냐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 선정작 어른을 위한 기운생동 그림책, 빗방울이 후두둑 2015 볼로냐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 선정작, 빗방울이 후두둑 이 출간되었다. 푹푹 찌는 여름 장마철에 맞춤한, 사이다 같은 그림책이다. 과감한 컬러와 툭툭 그린 그림, 시적 텍스트가 오늘, 여기를 살고 있는 우리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간 불안, 실패, 외로움 같은 정서를 어린이책 안에서 소신껏 다뤄온 작가 전미화는 이번 작품으로 독자층을 끌어올려 어른을 대상으로 한 그림책을 냈다. 사는 게 쉽지 않은 요즘, 평범한 소시민의 일상을 여름 소나기에 빗대어 표현한 이 작품은 마치 시원스레 해갈하는 청량음료처럼 차갑고 맑은 기운을 훅 하고 불어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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