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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사회에서 인문학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뜨겁다. 그래서인지 인문학과 관련된 다양한 책들이 출간되어서, 인문학에 흥미가 많은 독자들로서는 대단히 기쁘고 반갑다. 그래도 여전히 많은 사람에게 인문학이 부담스러운 건 사실이다. 인문학과 아예 담을 쌓고 살던 사람이 인문학을 시작하려면 첫 걸음부터 떼기가 어렵다. 왜냐하면 어느 특정 분야와 달리, 인문학은 워낙 범위가 넓고 방대해서 인문학을 소개하는 입문서 자체가 성립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문학을 쉽게 소개하기로 결심하고 책을 쓰는 사람들도 대단히 제한적인 형태로 조심스럽게, 그리고 자신이 알고 있는 범위 안에서 일종의 인문학 소개서를 내어놓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인문학을 부탁해』의 경우도 여기에 해당된다. 정치학 박사이자 대학 총장 출신인 저자는 스스로 고백하듯이 늦깎이 인문학자다. 그래서 저자도 자신이 경험한 인문학의 테두리 안에서 인문학에 대한 생각을 나름대로 정리해서 독자 앞에 소개한다. 물론 저자가 명백히 선을 긋지는 않지만, 『인문학을 부탁해』는 크게 두 부분으로 구성되는데, 첫 부분은 이론 인문학이고 둘째 부분은 응용 인문학이라고 불러도 무방할 듯하다. 이론 인문학에 해당하는 앞부분에서, 저자는 인문학의 정의, 인문학의 중요성, 인문학 공부법을 먼저 소개한다. 하지만 이 부분은 단순히 저자의 독단적인 생각으로만 꾸며지지 않는다. 저자는 자신이 섭렵한 다양한 작품들 속에서 그처럼 인문학의 정의와 중요성과 공부법을 소개하는 데 도움이 되는 개념이나 내용을 끌어와서, 마치 아낙네가 베틀로 씨줄과 날줄을 엮어서 무명천을 짜듯이 하나의 종합적인 전체 그림을 그려낸다. 표현을 바꾸면, 저자는 마치 핀셋으로 다양한 종류의 보석들을 하나하나 집어서 모자이크 그림을 완성하듯이 많은 인문학 작품들의 등장인물이나 내용이나 개념을 끌어들여 인문학을 정의하고 인문학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인문학을 어떻게 공부할 것인지를 조언한다. 이론 인문학에 해당하는 뒷부분에서, 저자는 인문학이 가장 기본적으로 삼는 문제, 곧 인간에게 가장 중요하고 근본적인 문제들 중에서 자신이 이 책을 통해 꼭 소개하고자 하는 문제들(행복이란 무엇인가, 나는 누구인가, 어떤 길을 갈 것인가)을 앞서 인문학의 정의와 중요성과 공부법을 소개하는 것과 동일한 방식을 사용해서 종합적으로 다룬다. 이 대목을 읽으면서 개인적으로는 저자의 통찰을 엿볼 수 있어서 좋았으나, 저자가 논의를 크게 절제해서 정말 소수의 문제들만 다룬다는 사실에 조금은 아쉬웠다. 앞서 말한 것처럼 인문학을 소개하는 입문서가 저자의 취향이나 생각에 따라 제한되거나 편향된 형태를 취할 수밖에 없음을 감안하면 어쩔 수 없는 일이긴 하지만 말이다. 응용 인문학에 해당하는 부분에서, 저자는 특정 장르(시, 신화)나 주제(첫사랑, 사유의 확장, 시간에 대한 기억, 역사, 인문학 고전)와 관련해서 여러 고전 작품들을 구체적으로 분석하는 시도를 한다. 이 부분을 읽으면 저자가 각 작품을 어떻게 이해하고 인식하는지를 볼 수 있는데, 인문학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의 경우라면 자신보다 앞서 인문학에 뛰어들어 시행착오를 거친 뒤에 인문학의 참맛을 즐기고 인문학을 소개하는 사람이 여러 인문학 작품들을 어떤 식으로 사유하고 학습하는지를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큰 도움이 되리라 본다. 어떻게 보면 『인문학을 부탁해』도 인문학에 대한 저자의 대단히 주관적인 입장과 생각을 반영하는, 시중에서 구입할 수 있는 무수한 인문학 관련 서적 중 하나에 불과하다고 평가 절하할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망망대해와 같이 광범하고 끝을 알 수 없이 깊은 인문학에 첫발을 내딛기 위한 용기와 격려가 필요한 사람에게는 대단히 절실하면서도 반가운 안내자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물론 특정 작품에 대한 저자의 분석이나 인식이 주관적이거나 편향적일 수는 있다). 특히 저자도 인문학을 통 몰랐다가 우연한 계기로 인문학을 접하게 되었고 이후에 인문학의 매력에 푹 빠졌다니, 인문학에 완전히 무지한 다른 사람들의 경우도 오히려 자신과 닮은 구석이 있어서 저자와 남다른 친밀감을 느끼고 저자가 소개하는 방식이 그만큼 더 큰 설득력 있게 다가올지도 모른다. 인문학 초심자라도 이 책을 읽고 나면 나름의 방식으로 인문학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법을 스스로 터득하거나 찾아낼 수 있는 시야가 열릴 것으로 기대한다.
인문학의 보물섬으로 떠나는 항해
이 책의 저자는 대학 총장 출신의 늦깎이 인문학자다. 고전의 매력에 푹 빠져 본격적인 인문학자의 길로 나섰다. 수업에서 만난 학생들은 드러내놓고 말은 하지 않았지만, 대부분 인문학에 대해 갈증을 갖고 있었다.
인문학이란 뭘까? 뭐라고 정리하면 좋을까? 학생들에게 이 주제를 주고 각자의 생각을 에세이로 한번 써보게 했는데 여기서 나온 답들이 매우 신선하고 인상적이었다. 학생들은 인문학을 거미줄, 물, 나무, 현미경 등으로 다양하게 정의했다. 학생들은 인문학이 자신의 사고를 무한히 넓혀주는 학문이고, 자신을 성장시켜주는 에너지의 원천이고, 시원한 그늘을 주는 쉼터이고, 세상을 자세하게 들여다볼 수 있게 해주는 도구라고 표현했다. 얼마나 멋진가? 이러한 개념 규정이야말로 사전적 정의보다 훨씬 더 인문학의 본질에 가까운 정의가 아니겠는가?
흔히 인문학은 자연과학에 대비되는 개념으로 쓰인다. 자연이 아니라 사람에 대한 학문이라는 의미다. 그러나 이것은 인문학에 대한 지극히 형식적이고 편협한 정의다. 인문학을 인문학답게 해석하자면 확장적, 발전적, 상상적 시각이 필요하다. 인문학을 부탁해 는 인류의 지혜가 가득 담긴 고전(古典)이라는 보물섬으로 안내하는 훌륭한 지도가 되어준다.
들어가는 말 | 인문학의 바다로 떠나는 항해
제01강 인문학이란 무엇인가?
통념적 의미의 인문학과 그것의 문제점 | 거미줄, 물, 나무, 현미경 | 세상에 대한 물음 | 세상을 보는 눈 | 핀셋과 힐링 | 연대를 위한 공감능력 | 통념을 넘어 통섭으로 | 인문학다운 가치란 | 우신예찬 과 비판정신 | 유토피아 와 이상향 | 돈키호테 와 정의의 페이소스
제02강 왜 인문학인가?
스티브 잡스와 인문학 | 인문학적 상상력과 지성의 힘 | 욕망의 눈 호기심 | 문명의 성장과 호기심 | 꿈을 꾸는 것과 꿈을 이루는 것 | Think different
제03강 인문학은 어떻게 공부해야 하나?
인문학 공부, 어렵지 않다 | 인문학 공부는 고전 읽기다 | 인문학과 연애하라 | 연애에 필요한 준비물 | 연애의 전략과 테크닉 | 무슨 책을 읽을 것인가? | 인문학의 네 가지 경전 | 청춘의 도전정신과 낭만 | 시사성이 짙은 인문고전 | 철학적 깊이가 돋보이는 고전 | 인문학의 원류, 그리스 로마 시대 | 역사책은 반드시 원전을 읽어라 | 철학은 인문학의 콘크리트다 | 함께 읽어야 하는 다른 분야의 고전 | 적자생존의 원칙 | 똑똑해진다는 것의 의미
제04강 행복이란 무엇인가?
짜장면 한 그릇의 행복과 스테이크의 행복 | 부와 권력 | 꾸뻬 씨의 행복 | 그리스인 조르바의 행복 | 키높이 행복론 | 혜민 스님의 행복론 | 안나 카레니나 의 행복 | 행복의 제1조건, 중용 | 청춘의 행복 | 나는 행복한가?
제05강 나는 누구인가?
결핍존재 | 결핍을 해소하는 방법 | 생각하는 힘 | 이성과 자유 | 노동과 연대 | 세계개방성 | 불안존재 | 결단과 행동 | 게임 참여자 | 랑그와 파롤 | 시니피앙과 시니피에 | 책임윤리
제06강 내 인생의 역사
청춘은 왜 피로한가? | 미래에 대한 불안감 | 피로를 푸는 청춘의 묘약 | ○○○와 함께한 나의 20년 | 승자의 역사와 패자의 역사 | 로마의 길과 만리장성 | 한반도의 로마, 고려왕조 | 도전과 응전 | 기다림의 미학
제07강 어떤 길을 갈 것인가?
잭 케루악의 길 위에서 | 시행착오라는 기회비용 | 돈 주고도 못 사는 산 체험 | 자유와 낭만 | 만남과 헤어짐의 교차로 | 자유로운 영혼, 신의 빈자리 | 청춘의 길 | 연어의 길 | 마음의 눈 | 몸의 비늘보다는 마음속을 봐다오 | 나는 자유로워지고 싶다 | 연어의 욕망과 고래의 욕망 | 연어가 강을 거슬러 오르는 이유
제08강 시와 인문학
인문학의 시작과 끝 | 시 한 편의 시장가격 | 가지 않은 길 | 시와 청춘의 인문학 | 밥과 밥그릇 | 우체통이 빨간 이유 | 간이역을 돌아볼 여유
제09강 신화와 인문학
인문학의 아버지 | 이상향 | 시간과 공간 | 자연의 이치 | 역사의 탄생 | 무한도전 | 말(言), 말(馬), 돌(石) | 치욕의 대가(代價) | 자아 인식의 실패 | 광기와 페이소스 | 로미오와 줄리엣 | 정의란 무엇인가? | 불사(不死)의 꿈 | 근친상간과 문명 | 숙명과 운명
제10강 짜장면과 햄버거는 어떻게 인문학이 되는가?
졸업시즌의 제왕 짜장면 | 안도현의 짜장면 | [햄버거에 대한 명상] | 내 전공에 인문학의 옷을 입혀보자
제11강 첫사랑의 인문학
첫사랑은 봄이다 | 첫사랑은 가슴으로 하는 사랑이다 | 첫사랑은 성장이다 | 첫사랑은 변화의 에너지다 | 첫사랑에는 마침표가 없다
제12강 사유의 확장과 인문학
낯선 대륙의 아리랑 | 인종주의에 대한 불편한 진실 | 낯섦을 바라보는 방식 | 타인의 시선과 나의 시선 | 문명과 반문명 | 합리적 신탁과 주술적 관행 | 노동력의 교환과 망명 | 제국주의와 정체성의 파괴 | 아프리카의 정신, 죽음으로 항거하다 | 거북의 등짝이 갈라진 이유 | 익숙한 것에 대한 사유 | 권태와 무위의 도시 | 광기와 좌절된 욕망 | 세 표 후보와 메시아 | 휘슬 블로우어와 희극배우 | 학문의 실체 | 기계전문가와 힌두 경전 | 미겔 스트리트 , 아프리카의 [서울의 달]
제13강 시간에 대한 기억장치와 인문학
염소의 축제, 기억이라는 핀셋 | 므네모시네와 우라니아 | 염소, 성적 악마성의 메타포 | 산토도밍고의 낯선 이방인 | 염소의 욕망과 실각의 배경 | 마조히즘적 소명의식 | 여명 | 짓밟힌 처녀성 | 염소를 제거하라! | 기억이라는 핀셋
제14강 역사의 상처를 인식하는 방법
스페인 내전과 6.25 전쟁 | 조지 오웰의 카탈로니아 찬가 | 헤밍웨이의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 카밀로 호세 셀라의 파스쿠알 두아르테 가족 | 사회경제적 모순과 내전의 뿌리 | 치스파의 죽음과 내전의 성격 | 가족 내 폭력과 분열상 | 내전의 전조 | 내전은 피할 수 없는 운명 | 내전에 대한 참회록, 영혼의 치유제 | 6.25와 전쟁의 상흔 | 전상국의 [아베의 가족] | 윤흥길의 〈장마〉 | 김원일의 마당깊은 집 | 김주영의 고기잡이는 갈대를 꺾지 않는다
제15강 인문학의 경전
찰스 디킨스의 위대한 유산 | 호의와 헌신 | 돈의 가치 | 직업과 신사 | 훈육의 명암 | 사랑과 신사 | 수신제가와 신사의 품격 |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 | 돈키호테 의 탄생 배경 | 세상을 바로잡는 정의의 기사 | 권위를 깨부수는 해학의 페이소스 | 삯을 지불하는 것과 자리를 지키는 것 | 평등과 공정 | 남의 자유를 존중하는 것 | 고난의 길 | 자신의 주제를 아는 것 | 이상향 둘시네아 | 아픔을 함께하는 것 | 새로운 모험 | 위작과 모작 | 사자의 기사 | 섬의 통치자 산초 판사 | 자유의 가치 | 작품의 가치 | 도스토옙스키의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 사람은 무엇으로 구원받는가? | 친부살해, 러시아적 광기의 서사 | 좌표를 잃은 자유주의자 | 예수를 쫓아낸 대심문관 | 구원의 빛
고전(번역본) 참고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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