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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집 나쁜 소년이 서 있다 로 알게 된 허연 시인은 정말 소년은 아닐거라 생각했지만 소년의 감성이 채 가시시 않은 생물학적으로도 아직 푸른 나이일 거라고 생각했다. 그의 시가 그랬고 시를 읽는 동안 느껴지는 내 감성이 그랬으므로! 알고 보니 연식이 쫌 있는 분!이었다. 1966년생. 물론, 이건 주관적인 내 생각이다. 그 나이를 푸르다하면 푸른 나이가 될 수 있으므로. 그가 시를 필사하며 누리는 마음 정화의 시간이라는 부제를 달고 [내가 시가 된다는 것]의 필사 시집을 엮었다. 나쁜 소년(그는 그의 시집이 이 제목으로 출판하는 걸 반대한다고 이 책에 밝혔다. 내가 소년도 아니고...하면서. 그러나 편집자가 고집해서 정했다는 그 제목은 참 좋다) 그가 우리에게 힘과 위안을 줄 수있는 100편의 시를 가려모아 엮었다고 했다. 때로는 슬프게 때로는 기쁘게 그것들이 우리 곁에 있을 것이라는 친절한 설명과 함께.   익히 알려져 있는 유명한 국내외 100편의 시들이 테마별로 실려 있다.가끔 낯선 시가 보이기도 하지만 시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한 번쯤 읽어 보았음직한 시들이 고루 포진해 있다. 필사를 하면 시가 더 깊이 이해되고 의미있게 다가올 것이라고 빈 칸도 주었다.   지금은 그 기세가 약간 주춤한 듯 싶기도 하지만 아직도 식지 않은 인기 책 중 하나인 컬러링 북이라는 게 있다. 어감에서 알 수 있겠지만 그림을 색칠하는 책이다. 미취학 아동들의 소근육과 정서함양에 도움이 되는 색칠공부가 아니고 성인용 색칠공부(?)책이다. 색칠을 하면서 마음의 안정과 스트레스로 점철된 일상의 피로를 힐링한다..뭐 이런 문구를 본 것 같다. 그런데 이 컬러링 북이 베스트셀러 반열에 계속 오르고 있었던 게 몇 달 전 일이다.   어디서 본 글인지는 생각은 안나지만 어느 문화부 기자가 쓴 글을 읽은적 있는데 얼마나 사람들이 책을 안 읽었으면 컬러링 북이 베스트셀러에 오를 수 있는지 통탄한다는 내용이었다. (컬러링 북이라고 단순히 아이들 색칠공부책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디테일이 얼마나 정교한지 섣불리 덤볐다간 힘만 빼고 힐링이고 뭐고 스트레스만 더 받을 만큼 작품성이 뛰어난 책이 많다. ) 애니웨이, 나도 그 기자의 말에 공감한다. 컬러링 북엔 글자가 거의 없거나 아예 없으므로!   그런데 이것도 시류인지...요샌 필사책이 우후죽순 쏟아져 나온다. 필사가 글 쓰는 사람들에겐 거쳐가야 할 산 중의 하나이고 필사를 함으로써 눈으로 읽었을 때의 느낄수 없었던 것들을 손 끝에서 마음까지 꾹꾹 느낄 수 있음을 안다. 그래서 필사가 필요하고 또 중요하기까지 하다. 필사 책은 주로 문인들의 이름을 걸로 많이 나온다. 어떤 시인이 추천한 시, 누구와 함께 써 보는 명문장 이런식으로.   나는 좀 속상하다. 시를 잘 쓸 수 있는 시인들이, 내가 좋아하는 시인들이, 이런 책을 낸다는 것에 대해! 어쨌든 이건 자신만의 시집이 아니고 (시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저변확대의 차원이라 할지라도) 누구의 시인데 너도 한 번 읽고 써봐라 하는 청유의 메세지가 깔린 다른 사람을 업고 낸 내 책이니까. 이런 책을 엮어 낼 때 빼는 힘으로 자기의 시를 한 편 더 적어 오롯한 그의 시집을 읽고 싶은 게 글 잘쓰는 시인을 사랑하는 독자의 마음이다. 그러면, 이런 책은 누가 내어야 하는가? 그건 내 알바 아니다. 장사가 된다면 출판사에서도 낼 것이고 누군가는 엮게 되어 있을 테니까.   시 한 편에 대한 자신의 감상이나 포인트로 삼고 읽으면 좋을 지침이 되어 있는 것도 아니고 한 테마로 여러 시를 한꺼번에 묶어 100편을 채웠다는 것도 성의부족처럼 느껴진다. 시를 소개하고 싶으면 이런 시는 이럴때 읽었더니 이런 느낌이더라, 이 시인의 감성이 이런데 이런 점이 참 좋아 배우면 좋겠더라하는 작은 첨부라도 있었으면 덜 속상했을텐데...   허연 작가를 너무 좋아해서 기대치가 높았던 것 같다. 그의 잘못은 아니다.   오늘 친구의 연애담을 들었는데 헤어지려는 그 이유가 너무 씁쓸했다. 시를 좀 읽지 않겠니? 얘기해 주고 싶었지만 사람들은 너무 현실을 숭배하고 시는 우리에게 밥 한 술 떠먹여 줄 수 있는 처지가 아니니 아무말 못했다.   한 문장만 읽어도 배 부른 시들이 더러 포진해 있어서 책을 마지막까지 따뜻하게 읽었다.  

무언인가가 그립고, 무엇인가에 위로받고 싶을 때삶의 빈자리를 채워주는 100편의 시시인 김경주를 비롯하여 수많은 청춘들이 필사하던 책이 있다. 바로 허연의 첫 시집 불온한 검은 피 이다. 그는 이후 나쁜 소년이 서 있다 내가 원하는 천사 등의 시집을 세상에 내놓으며 자기 자신만의 시(詩)를 써왔다.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의 키팅 선생님은 우리가 시를 읽고 쓰는 것은 시가 아름다워서가 아니라 인류의 일원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허연 역시 우리가 시를 읽고 쓰는 것은 그 시가 자신을 증거해주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는 우리 삶에서 시가 차지하는 자리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무엇인가가 그립고 무엇인가에 위로받고 싶을 때 우리는 그 빈칸을 채워줄 무엇인가를 그리워한다. 그 빈칸은 당장 현실적인 경쟁력이 되어주지는 않지만 우리를 존재하게 해주는 그 어떤 것들이다. 사랑이나 우정, 아름다움과 감동이 그런 것들이다. 그리고 이런 것들의 중심에 ‘시(詩)’라는 것이 있다. _프롤로그 중현대인은 하루하루 바쁘게 살아가면서도 한편으로는 공허하다. 그 텅 빈 마음을 채워줄 수 있는 것으로 시만 한 것이 없다고 믿는 시인 허연이 100편의 시를 선정하여 읽고 따라 쓸 수 있도록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

프롤로그_ 시로 삶의 빈칸을 채우다

01. 시는 내면에 쓰는 묘비명_ 성찰의 시
묵화 - 김종삼
감각 - 아르튀르 랭보
진정한 여행 - 나짐 히크메트
숲 - 정희성
화살과 노래 - 헨리 롱펠로
해바라기의 비명_청년 화가 L을 위하여 - 함형수
하이쿠 3수 - 마쓰오 바쇼
벼랑 끝으로 오라 - 기욤 아폴리네르
동해바다_후포에서 - 신경림
내가 두려움을 느낄 때 - 존 키츠
이별의 시 - 블라디미르 마야콥스키
고독 - 엘라 윌콕스
물 - 프랑시스 퐁주
낙동강 하구에서 - 허만하
순수를 꿈꾸며 - 윌리엄 블레이크
발견 - 요한 괴테
낮잠 - 이생진
거리에 조용히 비가 내린다 - 폴 베를렌
스무 살의 시 - 에밀리 브론테

02. 사랑도 시도 늙지 않는다_ 사랑의 시
무제 - 이상은
창 앞의 나팔꽃 - 구스타보 베케르
사랑법 - 강은교
사랑에 빠질수록 혼자가 돼라 - 라이너 릴케
한 잎의 여자 - 오규원
잡시 3 - 도연명
버드나무 정원을 지나 - 윌리엄 예이츠
당신을 어떻게 사랑하느냐고요? - 엘리자베스 브라우닝
한계령을 위한 연가 - 문정희
연 따는 노래 - 허난설헌
이런 사랑 - 버지니아 울프
집시 - 데이비드 로렌스
또 기다리는 편지 - 정호승
가을의 유서 - 파블로 네루다
무제 - 이매창
사랑의 시차 - 최영미
다시는 방황하지 않으리 - 조지 바이런
사랑의 철학 - 퍼시 셸리
활짝 편 손으로 사랑을 - 에드나 밀레이
나와 나타샤와 흰당나귀 - 백석

03. 시 속의 그림, 그림 속의 시_ 깨달음의 시
밤의 어둠 속으로 순순히 들어가지 말라 - 딜런 토머스
진정한 성공 - 랠프 에머슨
술잔을 들며 - 백거이
지상의 일들은 위대하다 - 프랑시스 잠
슬픔은 건널 수 있어요 - 에밀리 디킨슨
겨울기도 1 - 마종기
오, 나여! 오, 삶이여! - 월트 휘트먼
푸른 하늘을 - 김수영
월하독작_달 아래 홀로 술을 마시며 -이백
자작나무 中 - 로버트 프로스트
도봉 - 박두진
옛일을 회고하며 - 소동파
땅파기 - 셰이머스 히니
나는 첫눈 속을 거닌다 - 세르게이 예시닌
기탄잘리 1 - 라빈드라나트 타고르
낙화 - 이형기
하얀 돌 위에 검은 돌 - 세사르 바예호
바람 - 보리스 파스테르나크
문의 마을에 가서 - 고은

04. 종은 바로 그대를 위해 울린다_ 위로의 시
그때는 기억하라 中 - 로저 핀치스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 존 던
별을 굽다 - 김혜순
잊어버리세요 - 사라 티즈데일
세월의 습곡이여, 기억의 단층이여 - 이성복
길이 보이면 걷는 것을 생각한다 - 칼릴 지브란
산속에서 - 나희덕
인생 - 샬럿 브론테
방랑 속에서 - 헤르만 헤세
강 - 황인숙
비망록 - 김경미
끝까지 해보세요 - 에드거 게스트
멧새 앉았다 날아간 나뭇가지같이 - 장석남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 알렉산드르 푸시킨
청춘 - 새뮤얼 울만
무명씨 - 김형영
만일 - 러디어드 키플링
꿈을 찾아 뛰어올라라 - 에드워드 커밍스
해변의 묘지 中 - 폴 발레리
삼월 - 윌리엄 워즈워스

05. 나에게 말해달라_ 허연의 시
칠월
거진
얼음의 온도
북회귀선에서 온 소포
나쁜 소년이 서 있다
간밤에 추하다는 말을 들었다
안에 있는 자는 이미 밖에 있던 자다
오십 미터
내 사랑은
내가 나비라는 생각
장마 7
국경 2
슬픈 빙하시대
살은 굳었고 나는 상스럽다
안녕 트럭
저녁, 가슴 한쪽
후회에 대해 적다
편지
나는 빛을 피해 걸어간다
별어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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